아이가 태어나면 그 해에 나무를 심고싶었다.
아이가 자랄때 어디선가 함께 무럭무럭 크고 있는 동행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이다.
영화 러브레터에서 오랜 집을 떠나기 싫어하는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겨울에도 활기가 넘치는 큰 나무를 가르키며 이 나무는 너가 태어나는 해에 심은 나무다 라고 무심코 말하는 그 모습이 좋았다.
나는 호두나무나 사철나무 처럼 크고 울창하며 더불어 해마다 열매를 주는 종을 선택하고 싶었지만, 현정이는 백일홍이 좋다고 한다. 일년에 한번 예쁘게 짧지만 예쁘게 피는 연한 핑크빛 꽃이 좋고,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하지만 곧게 뻗은 나무가지의 모양새가 좋다고 한다.
내가 생각하는 자식에 대한 생각과 현정이가 생각하는 자식에 대한 생각이 참 다른가 보다.
현우 나무가 척박한 우리집에서 잘 클지는 모르겠으나 현우에게 우리가 그렇듯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.